2012년 7월 30일 월요일

명태·갈치 `품귀` 참치는 `풍어`…한반도 수산물 지도 바뀐다



황새치·돛새치 북상 다랑어 어획량 통계 새로 집계해 만들어
열대어 날새기·별복도 심심치 않게 잡혀 "바닷물 온도 급등 탓"

◆ 이상기후 한국 ◆

명태는 서민들의 찌개거리로, 때로는 애주가들의 안줏거리로 오랫동안 우리와 인연을 맺어왔다. 지난 1930년대 10년 동안 국내에서 잡힌 명태는 146만t으로 정어리(789만t)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어획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제 모두 옛날 얘기일 뿐이다. 1990년대 들어 한 해 평균 어획량이 1만t 아래로 떨어지더니 최근엔 아예 집계조차 안 되고 있다.

강수경 국립수산과학원 박사는 "명태 치어인 노가리의 남획이 이어진 데다 서식지인 원산만의 온도가 올라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며 "요즘엔 정확한 서식지조차 파악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국내 수산물 지도는 최근 무섭도록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오징어가 서남해에서 많이 잡히는 것처럼 국지적인 현상도 있지만 한반도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우리에게 친숙하던 명태 도루묵 갈치 등이 '귀한 몸'이 된 반면, 일본 혼슈 이남에 살던 다랑어는 꾸준히 어획량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날새기 별복 등 어민들마저 처음 보는 생선이 한반도 인근해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일쑤다.

명태처럼 우리 바다에서 '씨가 마른' 어종은 상당히 많다. 도루묵은 1970년대 한 해 평균 1만6000t 정도 잡혔지만 최근에는 어획량이 4000여 t에 불과하다. 온몸이 은빛으로 반짝인다고 해서 은(銀)갈치로 불리는 제주 갈치도 요즘 찾아보기 어렵다. 서귀포수협에서 올 1월 한 달 동안 거래된 갈치는 1만7251t으로 지난해(2만1219t)보다 19% 감소했다. 이 밖에 대하나 가자미 등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김석 이마트 수산팀 바이어는 "일부 수산물은 근해에서 잡히는 물량이 절대 부족하지만 먼바다로 나간다고 해도 기름값 때문에 원가가 맞지 않아 조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반면 멸치와 오징어처럼 황금기를 맞은 어종도 있다.

1970년대 140만t이 잡힌 멸치는 1980년대 153만t, 1990년대 208만t으로 어획량이 꾸준히 늘더니 2000년대에는 국내 생선 가운데 가장 많이 잡힌 어종이 됐다. 오징어는 1980년대 50만t에서 2000년대엔 183만t까지 어획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어종이 발견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온다. 2010년엔 강원 양양에서 세계 열대 해역에 사는 날새기가 잡힌 데 이어 호주와 남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별복이 어획되기도 했다.

경북과 울산 지역에서 황새치와 돛새치 등 다랑어 종류가 꾸준히 어획되는 것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립수산과학원은 예전엔 기타 어류로 분류해 따로 집계하지 않았던 다랑어 어획량 통계를 새로 만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수온ㆍ해류 등 갖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원인이 한반도 인근해의 수온 변화다. 수온이 오르면서 명태 등 한류성 어종이 사라지고 멸치 등 난류성 어종이 많이 잡히게 됐다는 것.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반도 주변 해역의 연평균 표층(표면) 수온은 1968년부터 2010년까지 43년 동안 1.29도 상승했다. 전 세계 바다 수온이 100년에 0.5도 상승하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기간에 2.5배나 빨리 오른 셈이다.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박사는 "기후변화 모델을 토대로 보면 2100년에 한반도 주변 해역 수온이 2000년보다 4도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며 "그때가 되면 어종이 분포하는 해역뿐 아니라 물고기의 산란 시기, 생육 장소 등도 많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동우 기자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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