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열고 냉방' 영업 단속 한달…대부분 에너지 절약 동참
자동문 달거나 출입구에 직원 두는 매장 많아져
서울시 과태료 5건 부과, 경고 264건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이정현 기자 = 며칠째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 속에 전력 사용량이 피크에 육박한 29일 서울 명동거리.
전에는 에어컨을 '빵빵' 틀어놓은 상태로 문을 활짝 열고 호객행위에 여념이 없던 화장품, 옷, 신발 가게 등 대부분 매장이 문을 꼭꼭 닫았다.
에너지 절약 정책에 따라 문을 열어둔 채 냉방하는 매장을 집중단속하는 것이 한 것이 한달째 되면서 예전과 같은 모습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몇몇 가게는 여전히 문을 열고 에어컨을 켜 서울시와 중구청 합동단속반의 감시망에 걸려 주의를 받았으나 경고장이나 과태료 처분을 받은 곳은 없었다. 단속반은 명동 일대 180여 점포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을 하는 중이다.
한 건물 모퉁이의 서너 평 남짓 되는 옷 가게는 셔터를 올린 상태에서 에어컨을 켜다가 단속반의 지적을 받았다.
옷 가게 주인은 "우리처럼 좁은 가게는 문을 닫아두면 답답해서 손님이 안 들어온다. 그렇다고 문만 열고 에어컨을 끄면 너무 더워서 손님들이 피한다"라며 사정을 호소했다.
서울시는 문을 연 상태에서 에어컨을 켜고 영업하는 매장에 1회 위반 시 경고장을 발부하고 2회 위반하면 50만~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단속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6월29일부터 현재까지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5건, 경고 조치는 264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간 지속한 단속의 효과로 전력 낭비에 대한 상인들의 의식이 높아진 편이다.
일부 매장은 손님이 문을 열어둔 채로 휙 나가버리지 않도록 문 옆에 직원을 세워둬 손님이 오갈 때마다 문을 열고 닫게 했다.
1층 규모가 120여평에 달하는 한 매장은 직원이 지키는 앞문은 닫혀 있었으나 뒷문이 열려 있었다.
이 가게 매니저는 "명동은 하루 수천 명이 왔다 갔다 하는데 문 닫는 것 자체가 큰일이다. 손님 받느라 바쁜데 모든 문을 지킬 수 없어 수시로 확인하지만 손님이 열어놓고 나가는 경우가 있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출입문을 자동문으로 바꾸거나 열린 문으로 실내 공기가 새나가는 것을 막고자 투명한 비닐 커튼을 단 가게도 많았다. 중구청에 따르면 단속을 시작한 이후로 명동 일대 48개 매장이 자동문을 설치했다.
한 신발 매장 관계자는 "일요일에 자동문 설치공사를 할 예정"이라며 "지난달 단속이 시작되기 전에 가게를 새로 열었는데 정부 정책에 맞추려고 다시 돈을 들여 문을 바꿔야 하니 억울하다"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단속을 하다 보면 상인들 각자 다 사정과 애로사항이 있어 일률적으로 경고장을 발부하기보다는 고의성이 있는 경우만 적발하고 있다. 일부는 눈치를 보면서 점검할 때만 문을 닫지만 대부분 상인이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계도기간 이전 명동, 강남 등지에서 실태조사한 결과 80% 이상의 점포들이 에어컨을 켠 채 문을 열고 영업하고 있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부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9월 21일까지 매일 에너지사용 피크 시간대인 오후 2~5시에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bluekey@yna.co.kr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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