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6일 목요일

편의점 옆 또 편의점, 속 끓는 가맹점주들



최근 거리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점포는 단연 편의점이다. 편의점 천국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신규 점포가 늘어나면서 편의점 바로 옆 다른 편의점 점포가 들어서는 경우도 발생한다. 무분별하게 편의점 수가 늘어나면 본사의 수익은 늘어나지만 각 가맹점들은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다.

편의점
24일 서울 영등포동에는 폭 3m 도로를 사이에 두고 대기업 브랜드의 두 편의점이 마주보고 영업중에 있다.


서울 영등포동에는 각기 다른 대기업 브랜드 편의점 점포가 폭 3m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담배판매권 중복을 피하기 위해 50m이상 거리를 두는 업계 관행이 지켜지지 않은 모습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통상적으로 편의점이나 수퍼 등에 평균 50m 거리를 두고 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담배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담배판매권 확보 여부는 출점의 중요한 요소"라며 "담배판매권이 없으면 수익이 보장이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장을 오픈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자의 설명과 다르게 영등포동의 해당 세븐일레븐 편의점은 담배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거리제한에 걸려서 담배를 못 판다는 것이 매장 직원의 설명이다.

두 편의점은 올 4월부터 한 달 간격으로 문을 열었다. 점포가 코앞에 위치한 상황에서 불황이 깊어지자 서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한때 파라솔과 테이블을 설치하는 것을 놓고 신경전을 벌일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변 상인들은 전했다.

무분별하게 편의점 점포가 늘어나면서 가맹점주들은 말 못할 속병을 앓고 있다. 가맹점은 일반적으로 편의점 본사와 5년 계약을 맺는다. 동일 상권에 다른 편의점이 들어서도 위약금과 투자 자금 회수 등의 문제로 사업을 그만두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가맹점주들의 설명이다.

편의점은 다른 프랜차이즈보다는 적은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하지만 기존 점포 자리의 권리금과 임대료 등을 포함해 수천만원을 투자해야 한다. 권리금은 상권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3~4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의점 점주 한모씨는 "편의점 사장은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월급을 받는 직원"이라면서 "한 상권에 수많은 편의점이 난립하다보니 인건비 건지기에도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은 전체 수익에서 7:3의 비율로 자신들의 몫을 나눠 갖는다. 본부의 지원을 더 받을 경우 가맹점이 가져가는 이익은 더 줄어든다. 상권이 겹칠 정도로 무분별하게 편의점 수가 늘어나면 본사의 수익은 늘어날 수 있지만 각 가맹점이 가져가는 몫은 정체되거나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한 편의점 업계관계자는 "출점 전 상권조사와 매출 예측 등 시장조사를 진행한다"면서 "본사와 가맹점 모두 이익이 날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 여부를 모를 경우에는 근거리에 다른 편의점이 들어설 수 있지만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으로 편의점 수는 2만4000여개에 달하고 매출 규모도 1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4년 이후 편의점수 연평균 증가율은 12%에 달한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점포 수만큼 폐점하는 점포도 적지 않다. 지난 2008년에는 780개, 2009년은 860개의 편의점이 문을 닫았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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