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30일 월요일

항공사들 "삼성폰, 이젠 님이 아닌 남"





삼성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의 해외생산이 늘어나면서 항공화물 수송량도 타격을 받고 있다./조선일보 DB


삼성전자(005930)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해외로 휴대폰 생산 기지를 옮기면서 항공사들의 주 수익원 중 하나인 항공화물의 물동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가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항공사들에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30일 항공업계와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항공화물 수송량은 지난해보다 1.4% 감소한 171만5000톤(t)에 그쳤다. 국내선에서는 항공화물이 지난해보다 5.9% 늘었지만, 국제선에서는 수출입물량이 줄면서 2% 감소한 157만2000톤을 기록했다.

국제 항공화물 수송량 감소는 IT제품의 수출이 줄어든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IT제품 중에도 삼성전자의 휴대폰 수출 물량 감소가 직격탄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휴대폰 사업부문에서만 4조1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스마트폰 판매량만 5050만대에 이른다.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성적표를 올렸지만 수출 물량은 감소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대부분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해외생산 기지는 중국, 베트남, 브라질 등에 있다. 특히 이 가운데 베트남 옌퐁 공장은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의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옌퐁 공장에서 1억대 정도의 휴대폰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3억3499만대의 휴대폰을 생산한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휴대폰 3.5대 중 1대는 베트남 옌퐁에서 생산된 셈이다. LG전자(066570)도 브라질, 중국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도 휴대폰 생산의 70% 정도가 해외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 해외생산 확대는 무역수지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휴대폰 수출액은 88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4% 감소했다. 반기 기준 휴대폰 수출액이 100억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휴대폰 수출은 지난해 9월 20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5% 감소한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스마트폰은 지난해 10월부터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의 연간 글로벌 출하량은 2009년 3억4500만대에서 2010년 4억610만대, 2011년 4억2580만대로 매년 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출하량은 2009년 1억1170만대, 2010년 1억2040만대, 2011년 9790만대로 줄어들고 있다. 해외출하비중은 같은 기간 67.6%, 70.4%, 77%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IT제품은 항공화물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2005년 항공화물의 60%가 IT제품이었다. 하지만 휴대폰의 해외생산이 늘어나면서 이 비율은 지난해 40%까지 떨어졌다. 대한항공(003490)은 올해 1분기 화물사업 매출액이 782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8542억원)보다 7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1분기 화물사업 매출액이 347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374억원)보다 100억원 정도 늘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9%에서 25.7%로 줄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 화물 매출은 휴대폰 수출량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휴대폰 수출량이 줄어들면서 항공 화물 매출도 덩달아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 vitmani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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