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31일 화요일

한국피자헛의 횡포… 가맹점에 배달영역 축소 요구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인 한국피자헛이 가맹계약 만료시점이 임박한 서울 지역 가맹점주들에게 일방적으로 배달영역 축소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생업권을 박탈하는 횡포를 저지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피자헛 본사는 최근 서울 수유리점, 월계점, 망우점, 외대2호점, 전농점 등에 재계약을 조건으로 배달영역 이관 및 축소를 요구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수유리점의 경우 기존 배달영역 중 일부를 인근에 위치한 본사 직영점인 ‘수유역점’에 넘기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수유리점의 월 매출은 15%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월계점과 망우점도 비슷한 규모의 배달영역 축소를 요구받았다. 가맹점들은 배달영역이 줄어들 경우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도 줄게 된다.

반면 한국피자헛 본사는 이익률을 높일 수 있다. 피자헛의 경우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수익의 6%가량을 로열티 명목으로 본사에 납부한다. 하지만 직영점은 매출과 이익 전체가 본사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외대2호점과 전농점은 기존 배달영역 중 일부를 새로 생길 피자헛 가맹점에 넘기도록 요구받고 있다.

기존 가맹점의 배달구역을 떼어내 새 가맹점을 설립할 경우 피자헛 본사 입장에서는 신규 가맹비 등을 받을 수 있다. 직영점 흡수와 신규 가맹점 설립 등 지도상 구역 조정 하나만으로 본사 측은 새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가맹점주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 점주는 인터넷카페 게시판에 “본사가 배달영역 조정안을 강요하면서 ‘가맹계약을 맺겠다는 사람이 줄서 있다’는 식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점주는 “수년간 고생해서 동네 시장을 일궈왔는데 알토란 같은 배달지역을 넘겨줘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국피자헛 관계자는 “상권 및 배달환경이 급격히 변해 배달영역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본사 수익을 챙기려는 게 아니라 고객 만족과 배달서비스 품질 향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피자헛은 1985년 한국에 진출했으며, 지난 6월 말 현재 직영점 104개, 가맹점 204개 등 총 308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특별취재팀 홍재원·김보미·이재덕·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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