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과거 중소기업들에게 커다란 피해를 안겼던 파생상품 '키코'를 기억하실 겁니다.
전문가들이 아니면 파생상품은 내용도 알기 어려운데요.
그런데 최근 일반 대출에 은행들이 파생상품을 끼워팔면서 피해를 낳고 있습니다.
강영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강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오평준 씨.
지난해 신한은행에서 사업자금으로 빌린 10억 원에 대한 이자비용 때문에 고민을 해오다, 1% 포인트 가량 금리가 낮은 다른 은행 상품을 추천받아 9개월 만에 갈아탔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를 계산하더라도 갈아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신한은행에서 중도상환수수료는 물론, 파생상품에 대한 청산비용 1천800여만 원을 더 내라는 날벼락 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대출 담당직원이 서명하라고 한 곳에 무심코 서명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 인터뷰 : 오평준 / 자영업자
- "대출받을 때 서류가 30~40장 되는데 은행직원이 형광펜 칠한 곳에 사인하라고…."
나중에 알고 보니 오 씨가 대출 서류 외에 서명한 곳은 CD금리 연동 '이자율스왑'이라는 파생상품.
이자율 스왑은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처럼 금리위험을 상쇄시켜주는 상품이지만, 파생상품을 한 번도 거래해본 적이 없던 오 씨가 상품 내용을 자세히 알 리가 없습니다.
중도해지하면 막대한 청산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 인터뷰 : 오평준 / 자영업자
- "전혀 몰랐어요. 나중에 1년 후에 금융거래 확인서 뗄 때 알았어요."
해당 은행은 고객의 자필서명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
이처럼 전문가들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파생상품이 일반인들에게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영도 / 한국금융연구원 박사
- "상품을 복잡하게 할수록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불리할 가능성이 큰데 그런 비용이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일반소비자들이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
하지만, 감독당국은 일반인에게 팔린 파생상품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금융감독원 관계자(음성변조)
- "이 대출이 대부분 일반인에게 많이 이뤄진다고 하는데 (이자율스왑) 방식으로, 그런데 관련돼서 저희에게 수치가 잡히는 것은 없습니다."
▶ 스탠딩 : 강영구 / 기자
- "우리에게는 과거 중소기업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겼던 키코 파생상품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파생상품의 덫이 일반인들을 옥죄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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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전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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