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기 재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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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거액자산가 A씨는 최근 수년째 아껴왔던 과수원 13만2000㎡(약 4만평)를 시가의 절반 가격으로 팔았다. 자식들을 결혼시키는 과정에서 현금 유동성이 급격히 떨어지자 돈이 안 되는 부동산을 팔아버린 것이다. A씨는 과수원을 판 돈 전부를 보험사의 즉시연금에 가입해 매월 얻게 되는 소득을 늘렸다.
#3. 직장인 강현찬 씨(33)는 최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6개월 새 10%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직장생활 초창기에 펀드 상품에 많이 가입했던 강씨는 수수료는 많이 떼가면서 실제 수익은 보잘것없었던 펀드 상품에 실망한 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펀드 형태로 구성된 상품에 본인이 직접 투자하는 ETF가 맞춤형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동산 값 하락에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냉정해지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자신의 자산을 인식하는 기준이 '총자산'에서 '순자산'으로 바뀐 것이다.
예전에는 2억원의 빚을 안고 5억원짜리 집을 사면 내 자산을 5억원(총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요즘에는 빚을 제외하고 3억원(순자산)만 본인의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과거처럼 집을 사두면 자연스럽게 올라 자산이 증식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과거에는 3000만원을 가입한 펀드 상품이 원금 손실로 인해 2000만원까지 평가금액이 내려가도 '내 펀드 상품은 3000만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금 손실이 나면 과감하게 손절매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총자산(3000만원)이 아니라 순자산(2000만원)이 내 재산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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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순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자산의 월지급화를 꾀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에 의존해 재테크를 설계했던 베이비 부머들 상당수가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2006년 말과 대비해 중대형 아파트의 현재 가격 수준은 명목가치로는 반 토막,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가치로는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경우가 많다"며 " '아파트의 배신'이 투자자들의 재테크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들 베이비 부머들은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 등 기초 상품은 물론이고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과 랩 어카운트, 국내외 월지급식 채권펀드, 즉시연금보험상품 등을 총동원해 노후에 대응하고 있다. 모두 현재 소득을 쪼개 불확실한 미래의 현금흐름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78개 월지급식 공모펀드(운용펀드 기준) 전체 설정액은 연초 이후 지난 28일까지 3003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에서 3조7000억원의 자금이 이탈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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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5월 내놓은 '월지급식 브라질국채'는 출시 첫달에만 2118억원어치가 팔렸으며 이달까지 누적판매량이 7226억원에 달한다.
이종필 미래에셋증권 상품마케팅본부장은 "초고령사회인 일본 펀드시장에서는 월지급식 펀드 비중이 40%에 육박한다"며 "월급처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월지급식 장기금융상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택을 수익 상품으로 인식하고 오피스텔 등 도시형생활주택을 임대해 월세를 수령하는 것이 재테크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모두 불황의 시대에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이 줄어들고 자산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걱정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풍속도다.
윤형원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은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70~80%가 부동산"이라며 "최근 수익성 부동산으로 바꾸거나 이를 팔고 현금성 자산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펀드나 자문형 랩어카운트 등의 상품에 가입해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기는 대신 내가 직접 내 자산을 굴리는 'DIY(Do It Yourself)' 형태의 투자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ETF다. 소액으로 시장 전체에 분산투자할 수 있고 본인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규용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차장은 "ETF는 개별종목 투자에 비해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며 매매수수료를 아껴 수익률을 관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유효한 투자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2년 순자산총액 3444억원(4개 종목)으로 출범한 ETF 시장은 지난 28일 기준 13조1022억원(129개 종목)까지 성장했다. 물론 전체 거래대금(28일 기준 4851억원)의 77.4%(3756억원)가 레버리지ㆍ인버스 ETF에 쏠렸다는 점은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지만 유동성이 낮아 매매를 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만 아니라면 이만한 투자수단이 없다는 것이 시장 참여자들의 생각이다.
맞춤형 신용카드 가입도 늘고 있다. 12가지 서비스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한 장의 카드에 담는 KB카드의 '혜담카드'는 지난 2월 말 출시 후 20만장이 넘게 발급됐다. 내가 스스로 나에게 맞는 카드를 만드는 '원카드' 전략이 보기 좋게 들어맞은 것이다.
[이승훈 기자 /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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