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9일 수요일

사상 최대 '불황형 경상 흑자' 놓고 설왕설래




한은 "물동량 늘고 수입단가 하락 탓…불황형 아냐"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7월 경상수지 흑자를 놓고 `불황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반박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9일 내놓은 '7월 중 국제수지'를 보면 7월 수출은 465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했다.

그러나 수입은 더 떨어졌다. 7월 수입은 412억7천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5.8% 축소됐다.

6월도 마찬가지다. 6월 경상수지는 58억8천만달러로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수출은 1.9% 줄어들고 수입은 7.2%나 급감했다.

이렇게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많이 감소하며 생긴 경상수지 흑자를 '불황형 흑자'라고 한다.

겉모습은 흑자지만 반길 일만은 아니다. 수출이 잘 돼서가 아니라 불황으로 수입 수요가 줄어들며 나는 흑자기 때문이다.

수입이 줄어든다는 것은 결국 내수와 생산이 침체한다는 이야기다. 수입한 부품으로 최종재를 만들어 파는 한국으로선 앞으로 수출마저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또 자본재 수입 감소는 투자 부진으로 이어져 성장잠재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이 널리 퍼지자 한은이 반박에 나섰다.

최근의 수입 축소는 원유 등 원자재 수입가가 하락한 탓이 크고 수출입 물량 역시 줄지 않아 실제로 무역이 축소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은 양재룡 경제통계국 부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물량 기준으로는 7월 수출입이 모두 증가했다"며 "'불황형 흑자'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7월 선박을 제외한 물량은 수출이 2% 증가하고 수입은 3% 증가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현재 상황은 수출과 내수가 둘 다 좋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흑자로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선 물량만 갖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수입 급감을 원유와 같은 원자재 수입가격이 내려간 탓으로 설명하지만 이 역시도 불황으로 인한 수요 부족 때문이라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이태환 수석연구원도 "불황형 흑자로 해석하는데 무리가 없다"며 "이 정도로 대규모의 불황형 흑자가 난다는 것은 내수 역시 침체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수입 축소로 국내 투자부진 역시 우려된다"며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면 결국 경기가 회복돼도 장기적 성장 동력을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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