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래픽= 김현국 기자 |
원금 회복그날까지? 해외펀드 忍테크 나라 봐 가며 하세요
회사원 박모(40)씨는 2007년 말 성과급으로 받은 1000만원을 베트남 펀드에 투자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융위기가 터졌고, 박씨의 펀드는 반 토막이 났다. 그러다 최근 베트남 펀드가 원금의 80% 정도까지 회복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박씨는 고민에 빠졌다. 당분간은 세계 경제가 어려울 것 같은데 이 정도 회복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하고 지금이라도 탈출해야 할까? 아니면 원금이 회복될 때까지 참을 인(忍) 모드로 기다려야 할까? 박씨와 같은 해외펀드 투자자를 위해 머니섹션 M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가장 우울한 일본펀드 투자자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해외펀드는 계속해서 추락 중이다. 펀드평가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7일 현재 -23.4%에 달한다. 그사이 60조5000억원에 이르던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28조4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역별로 보면 일본 펀드 상황이 가장 나쁘다. 5년 전만 해도 17000이 넘던 닛케이지수가 현재는 9000선 내외에 머물러 있는 바람에 일본 펀드의 지난 5년간 평균 수익률은 -54.1%다. 또 러시아(-44.3%)와 신흥유럽(-34.8%)도 암울한 상황이고,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물린 홍콩H펀드(-28.6%)도 원금 회복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반면 신흥아시아는 이미 금융위기의 여파를 극복해 22.5%까지 회복했고, 중남미 펀드(-5.3%)도 원금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러시아나 유럽의 경우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직격탄을 맞아 당분간은 원금 회복이 어렵고, 일본도 별다른 호재가 없는 상황인 만큼 손해를 보더라도 일부라도 환매해서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펀드의 경우에는 "당장은 상황이 어렵겠지만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장기 투자의 개념으로 본다면 경기부양의 효과를 보고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현재 홍콩과 중국의 주가지수가 매우 낮은 상황인 만큼 오히려 지금 추가 투자해 평균 투자금을 낮추는 것도 방법"이라고 이 팀장은 덧붙였다.
◇손실상계 연장한다는데 더 묻어둘까?
최근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 이후, 해외펀드 투자자들의 셈법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정부가 해외펀드 손실상계 기간을 올 연말에서 2013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해외펀드 손실상계는 해외펀드로 손해가 났는데도 세금까지 내야 할 처지에 놓인 투자자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다. 현 시점에서 해외펀드에 투자하면 세금(15.4%)을 내야 하지만, 2010년 이전에 해외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지금 수익이 나도 기존에 발생한 손실분을 합산해 세금을 덜어주는 방식(상계)이 적용된다. 원금을 손해 본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1년의 시간을 더 번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펀드 손실 상계가 1년 연장됐다고 또다시 1년을 마냥 기다리고만 있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조언한다. 상계 기한이 아무리 길어져도 펀드에 수익이 붙지 않으면 '남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과장은 "일본이나 러시아, 신흥 유럽국가의 경우 1년을 더 기다린다고 해도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적은 만큼 교체하는 것이 좋다"며 "반면 중남미와 브라질의 경우 최근 내수부양책을 펼치면서 다시 살아나고 있는 상황이니 지금 당장은 손해를 보고 있더라도 1년 정도 더 묵히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펀드 신규로 투자한다면
전문가들은 해외펀드 신규투자는 신중히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해외펀드는 국내 펀드보다 변동성이 크고 환율 변수도 있어서 운이 좋으면 고수익을 낼 수 있지만 그만큼 손해 볼 확률도 크기 때문이다. 해외펀드는 주력으로 투자하기보단 국내펀드에 이미 투자한 상황에서 분산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의 기본"이라며 "해외 투자는 국내 투자를 충분히 한 상황에서 여윳돈이 있으면 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펀드 투자를 결심했다면 내년에 새로 출시되는 상품인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을 활용하는 것이 방법이다. 재형저축은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소득액 3500만원 이하 사업자가 1년에 최대 1200만원까지 10년간 장기적립식으로 투자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는 상품이다. 재형저축으로 해외펀드에 가입한다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재형저축의 경우 10년간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만큼 10년 후에 어떤 나라가 크게 성장할 것인가를 판단해서 투자해야 한다"며 "지금은 상황이 나빠도 10년 후를 생각하면 중국과 중남미 국가에 대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박의래 조선비즈 기자 laecorp@chosun.com]
조선닷컴 핫 뉴스 Best
- ㆍKBS 성우 출신이라던 양경숙, 알고 보니
- ㆍ"서진환, 여경에게 '네가 마지막 여자'라고 성희롱"
- ㆍ이국적 외모 30대 한국인 남성, 미군 배낭 메고 다니며
- ㆍ납치된 초등생, 성폭행으로 대장 파열돼
- ㆍ2년새 보증금 20%↑… 재계약·이사 앞둔 서민들 '비명'
[조선일보 앱 바로가기] [조선일보 구독] [인포그래픽스 바로가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