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9일 수요일

사과 맛있게 먹으려면 `꼭지' 확인하세요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경북 문경에서 사과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수확기가 되면 사과를 따지 않는다. 남편이 딴 사과에서 꼭지만 골라 자른다.

일손 모자란 농번기에 보통 품이 많이 드는 일이 아니지만, 꼭지절단 사과를 선호하는 유통업체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이처럼 천대받는 사과 꼭지가 과실을 더욱 맛있게 보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표한 한국농수산대학의 연구결과를 보면 사과를 일주일간 상온에 저장할 때 과중 감소율은 꼭지절단 사과가 꼭지 달린 사과의 1.6배다.

푸른 색이 돌고 물기가 있는 꼭지는 과실을 최근에 수확했다는 증거로서 신선도의 지표라는 점도 지적됐다.

외국 사례를 보면 호주, 미국에서는 사과 꼭지가 있는 상태로 유통한다.

심지어 일본은 꼭지절단 사과를 불량품으로 취급한다. 우리나라가 수출한 사과가 꼭지절단을 이유로 일본 내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일도 있다.

우리나라가 처음부터 사과 꼭지를 자른 건 아니다.

1960년대까진 꼭지절단 없이 나무상자에 왕겨나 짚을 넣어 출하했다.

1970년대 포장상자가 골판지 패드로 바뀌면서 꼭지가 과실에 생채기를 내는 경우가 발생하자 꼭지를 자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과수농가가 신형선별기를 도입하고, 과일을 감싸주는 스티로폼 난좌를 이용하면서 생채기가 날 가능성이 많이 줄었다.

국내 소비자들이 사과를 살 때 크기(42%)와 신선도(25%)를 중요시하고 꼭지의 유무는 크게 따지지 않는다고 농식품부는 설문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꼭지절단에 소요되는 노동력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190억 원에 이른다. 수확기 농가 노동력의 35%가 꼭지 절단작업에 투입된다.

최근 10년간 농가인구가 24.7%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꼭지절단 작업은 농가 노동력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농식품부는 이에따라 올해부터 농협중앙회와 사과 주산지인 문경, 충주, 예산의 농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APC)를 통해 꼭지 달린 사과 5천t을 시범유통할 계획이다.

2013년부터는 시범유통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본격적으로 꼭지를 따지 않은 사과를 유통할 예정이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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