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우리금융, 하우스푸어 집 사들여 임대 놓는 '세일 앤드 리스백'… 넘을 벽 많아]
우리금융지주가 집이 안 팔려서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 푸어의 집을 은행이 사들인 후 원주인에게 임대를 주는 '세일 앤드 리스백'을 처음으로 추진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주택 매입가 기준 산정, 기관 투자자 유치 등 실제로 이뤄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실행 가능 여부는 미지수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8일 '세일 앤드 리스백'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했다. 지주와 은행 실무진들이 참여해 세부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이 생각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의 기본 구조는 이렇다.
부채가 많지만 집이 팔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은행 고객의 집을 신탁사를 통해 매입한다. 원주인은 집 매각금액으로 은행 대출금을 갚고, 대신 기존 집에 월세를 내고 세 들어 산다.
문제는 집 매입 자금인데, 이는 은행과 기관투자자로부터 유치한다. 은행과 기관투자자에게는 세입자로부터 받은 월세를 투자 수익금으로 돌려주면 된다. 집을 매입하고 관리하는 신탁사는 지주의 계열사로 별도로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또 원주인에게는 나중에 집을 되살 수 있는 주택우선매수청구권도 부여하기로 했다. 매매거래 활성화와 서민들의 무주택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실행하기까지는 난관이 많다. 우선 주택가격 매입기준을 어떻게 정할 지가 관건이다. 매입가격이 낮으면 집주인이 집을 팔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은행이 비싼 가격에 집을 매입할 이유도 없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고객이 5억원의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2억5000만원을 대출 받았다면 경매를 통해서도 대출원금은 회수할 수 있다"며 "굳이 은행이 비싸게 사서 나중에 다시 파는 수고를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주측은 정부가 일정 부분 보존해줘야 한다는 눈치지만 정부입장에서는 선뜻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우스 푸어 문제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기는 했지만 하우스 푸어만을 위해 재원을 분배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월세자와 전세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하우스 푸어들이 '가진 자' 일수 있다.
세제 문제도 걸림돌이다. 집을 매입하면 거래세, 양도소득세, 재산세 등 각종 세금이 수반되는 데 정부가 세제 감면 혜택을 주지 않으면 고스란히 비용부담으로 돌아온다.
금융지주사 한 임원은 "세제혜택 등 정부의 도움 없이 금융기관이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며 "정부와 금융기관들이 공동으로 안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세일 앤드 리스백'을 총괄하고 있는 김홍달 우리금융 경영연구소 상무는 "기본적인 구조만 짰을 뿐 법적인 검토 등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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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기자 b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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