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5일 수요일

'전세값만 20억인데…' 비 오면 줄줄 새는 타워팰리스





전세값이 20억원에 달하는 서울시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한 가구에서 누수가 발생, 세입자가 1년 넘게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누수현장 보러가기

[스포츠서울닷컴 | 서재근 기자] 부푼 꿈을 안고 이사한 집에서 한 달 만에 비가 줄줄 샌다면 어떨까. 더욱이 그곳이 전세값만 무려 20억원에 달하는 초호화 주상복합아파트라면 더욱 당황스러울 터. 국내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타워팰리스에서 실제로 이와 같은 일이 생겼다.

지난해 5월 전세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E동에 입주한 송모(45)씨는 이사한 지 한 달 만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이른 아침 딸아이의 울음소리에 놀라 방으로 가보니 방과 연결된 베란다의 창틀 부근에서 물이 줄줄 흘러내려 오고 있던 것. 이미 하룻밤 사이 책들과 장난감 등 베란다 쪽에 놓아둔 각종 물건은 흥건히 젖어있는 상태였다.

송 씨는 "처음 누수 현상을 발견했을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분해서 잠을 못 잔다"며 "올해도 역시 물이 새는 건 마찬가지다. 시공사인 삼성중공업 측에 수차례 누수 현상에 관한 이야기를 했지만, 말로만 개보수작업을 했다고 할 뿐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관리비만 100만원이 넘는 아파트에서 비가 새는 것도 모자라 시공사 측이 1년이 넘도록 이를 방관하고 있다니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한반도에 북상한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연일 비가 내리던 날송 씨의 집을 찾으니, 그 날도 어김없이 누수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물줄기는 베란다 창틀과 방으로 이어진 벽 위로 흐르고 있었고, 오른쪽 천장의 벽지는 이미 곰팡이가 피어 있는 상태였다.

해당 아파트 내부 곳곳에서는 누수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송 씨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지난 2003년 입주가 시작된 당시 여름부터 누수 현상이 있었다. 하지만 시공사인 삼성중공업 측은 임시방편식으로 현장 실사만 했을 뿐 10년 가까이 정확한 원인 규명도 못 하고 있다. 인근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찾아 문의해본 결과 해당 아파트의 경우 누수 현상과 관련, 세입자들의 불만제기가 빈번하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에 세입자들이 누수 현상 때문에 불만을 제기한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나왔다"며 "세입자뿐만 아니라 집주인 역시 삼성물산 측에 계속 개보수요청을 해왔지만, 아직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 씨 역시 지금껏 수차례에 걸쳐 시공사인 삼성중공업 측에 누수 현상을 설명, 철저한 개보수와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송 씨에 집에 방문, 사진과 동영상 촬영만 하고선 돌아갈 뿐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피해자 가족들은 "매번 누수 현상에 관해 불만을 제기 할 때마다 담당 직원이 찾아와 사진만 찍고 갈 뿐이었다"면서 "현장실사를 마친 후 며칠 뒤 '베란다 창틀의 실리콘이 찢어진 것 같다'며 수리가 됐으니 안심하라는 말뿐 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축 전문가들은 건물의 누수에 관해 단순히 시각적으로는 그 원인을 찾아낼 수 없다는 분석이다.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학 건축학부 교수는 "건물의 누수 현상은 짧은 시간에 그것도 단순히 눈으로만 봐서는 정확하게 규명해낼 수 없다"며 "물이 새는 부위에 반대방향으로 압력을 가하는 등 원인을 규명하는 방법도 구조에 따라 다를 뿐만 아니라 해당 아파트를 기준으로 좌·우·상층 부위의 구조까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 측은 시공사의 책임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세입자가 누수발생에 관한 처리요청을 할 때마다 빠짐없이 현장을 방문해 누수의 원인을 찾기 위해 충분한 실사를 진행했다"며 "정확한 원인 규명에 대해서는 건물구조 등을 파악해 더 살펴봐야 하겠지만, 현재까지 절차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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