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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근방 반포치킨타운의 터주대감 금강바비큐 한정수(51) 사장은 25년 넘게 치킨만 연구해온 이른바 치킨 박사다.
충청북도 금산 출신인 한 사장는 20대 중반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군대를 제대한 뒤 뭐라도 해보겠다는 심산으로 단돈 5만원을 들고 서울로 왔지만 직장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한 겨울 노숙 생활은 다시 떠올리기 힘든 아픈 기억이다. 운행을 마치고 돌아온 자동차 온기에 기대어 잠을 청하기도 했고 이 마저도 힘들면 담벼락 밑에서 찬바람만 피해 밤을 지세웠다.
서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이 서서히 사라질 무렵 친구들이 데려간 치킨집에서 마음을 다잡게 됐다.
한 사장은 "친구들이 맥주 한 잔 사주겠다고 치킨집을 데려갔는데 계산대에서 가게 주인이 돈 뭉치를 셈하는 모습을 보고 치킨집을 하면 돈을 벌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본금. 한 사장은 돈 부터 벌자는 심산으로 치킨집 주방 보조로 취업을 했다. 마침 군대 취사병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어 양배추 채썰기는 자신있어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어깨 너머로 닭 튀기는 법을 배우고 월급을 차곡차곡 모았다. 모자란 돈은 지인들에게 빌려 조그만 치킨 집을 낸 것이 25년전 일이다.
한 사장은 "남들이 할 때는 엄청 잘되는 것 같더니 하루에 4만~5만원 벌기도 힘든 날이 많았다. 인건비랑 월세 내면 남는 것도 없어 후회한 날도 많았다"고 말했다.
힘들게 차린 치킨집을 포기하긴 싫고 그가 택한 건 24시간 영업.
그는 "군대 다시 왔다고 생각하고 고생스럽더라도 밤세도록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그럼 저녁까지 팔던 것 보다 더 많이 팔릴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도 매출은 쉽게 늘지 않았다.
오고가는 손님들을 유심히 살펴보던 그는 치킨을 남기는 손님이 많은걸 알게됐다. 한 사장은 용기를 내 손님들에게 맛을 묻기 시작했다. 손님들의 한결 같은 평은 '맛이 없다'였다.
한 사장은 "그 때부터 닭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며 "수십가지의 양념을 매일 배합해보고 단골 손님들에게 시식을 요구하며 맛을 개선해 나갔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맛이 없어서 장사가 안된다는 사실을 11년 만에 깨닫게 됐다"며 "지금 주력 메뉴인 바베큐 치킨도 그렇게 시작됐고 바베큐 치킨은 유명 프랜차이즈 보다 먼저 내놓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맛이 개선되고 24시간 영업 방침이 인기를 끈 건 월드컵과 각종 스포츠 대회때다.
가게 앞과 내부에 대형 빔프로젝트를 설치하자 새벽에 대표팀 경기를 응원하는 손님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어느새 강남.반포지역에서 유명한 응원의 메카가 됐다.
당시 인기로 옆 가게를 인수하고 2층까지 확대해서 금강바비큐치킨은 반포 치킨타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다.
반포 치킨타운에서 1등 업체가 됐지만 한 사장의 욕심은 끝이 없다.
치킨 메뉴 개발에 공을 들이는가 하면 대학원까지 다니며 치킨집 발전 방안에 대해 연구하기도 했다.
그가 최근 졸업한 대학원에 제출한 석사논문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결합한 치킨집의 생존 전략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한 사장은 50대란 사실이 무색하게 젊은 세대보다 SNS 활용에 열심이다. 위치기반 SNS서비스인 씨온(SeeOn)과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활용한 마케팅도 한 사장이 결정한 것. 씨온 앱을 통해 찾아온 고객에게 서비스 맥주나 음료를 제공하고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씨온 앱 때문에 젊은 고객도 많이 늘었다고 한다. 씨온 앱의 경우 본인이 들린 곳이 씨온 앱을 설치한 사람들에게도 공유되고 이를 통해 모르는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즉석 미팅까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한 사장의 귀뜸.
그는 "앞으로도 씨온 앱 뿐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가게 홍보나 마케팅 활동을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새로운 간장 소스 개발을 위해 대두를 직접 심고 재배하고 있다"며 "한식소스 개발과 한국식 치킨메뉴를 국제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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