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스템반도체 업체 르네사스, 도요타 등 日기업에 공동 인수될 가능성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일본 시스템 반도체업체 르네사스의 최종 인수전에 일본내 제조업체들이 뛰어들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정부 관료의 말을 빌어 도요타 자동차, 파나소닉 등의 일본 기업들이 자금을 출자해 르네사스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르네사스는 당초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가 인수할 가능성이 유력했다. KKR은 르네사스의 인수가격으로 1000억엔(1조4285억원)을 제시했고 대주주 NEC를 비롯해 주거래은행들도 이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KKR이 르네사스 인수 조건으로 경영진 총퇴진, 부실사업 부문 구조조정, 추가융자 등을 내걸어 교섭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여기에 일본 전자업체에 반도체 부품을 공급하는 핵심 기업이 해외에 인수된다면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부정적 여론도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르네사스가 일본 전자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며 지난해 일본 대지진으로 르네사스 제조라인이 타격을 받자 일본내 전자업체들도 덩달아 생산에 차질을 겪었던 사례를 지적했다.
이번 르네사스 공동 인수안이 논의되기 시작한 곳은 일본 정부 투자펀드 일본산업혁신기구(INCJ)다. INCJ는 일본 정부가 일본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09년 조성했고 도요타자동차, 파나소닉 등 일본의 대표적 제조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펀드 규모는 1560억엔(2조2286원)규모이며 이 가운데 90%를 일본정부가 출자했다.
앞으로 도요타자동차와 파나소닉, 닛산자동차, 혼다, 캐논 등 일본 제조업체들은 INCJ와함께 1000억엔 이상을 공동 출자하고 제3자 할당 증자를 통해 지분 과반수를 취득할 방침이다.
르네사스는 2010년 NEC가 르네사스기술을 합병하면서 출범시킨 회사로 자동차, DVD플레이어 등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시스템반도체를 공급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일본 대지진으로 생산 시설 일부가 파손되고 주력 품목인 마이크로큰트롤러유닛(MCU)의 수요가 줄어들어 경영난을 겪고 있다.
르네사스는 2011 회계연도에 626억엔(8943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 회계연도에는 1500억엔(2조1429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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