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4일 월요일

롯데의 이상한 납품계약.. 땅짚고 헤엄치는 '롯데상사'







롯데그룹 차원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지적

[CBS 이재기 기자] 롯데그룹이 곡물 납품회사와 롯데마트.백화점 사이에 계열사인 '롯데상사'를 끼워넣어 유통마진과 매출실적을 챙기게 하는 이른바 계열사 밀어주기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납품업체들은 유통과정이 한 단계 늘어나는데 따른 부담을 지고 있을 뿐아니라 롯데상사의 횡포까지 감수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7월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롯데기공을 밀어주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부당한 계열사 지원이 모든 계열사에 걸쳐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롯데백화점에 쌀과 잡곡을 납품하는 A사에 따르면, 2천년대 중후반부터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롯데슈퍼에 쌀과 잡곡을 납품하기 위해 매년초 롯데상사와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해오고 있다. 계약은 1년 단위로 갱신되고 있다.

이 회사 간부 C씨는 23일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롯데상사는 납품업체와 롯데마트-롯데슈퍼 사이에서 납품계약을 대신해주고 0.1~0.2%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와관련해 "롯데상사로부터 곡물류를 납품받고 있다"고 말했고 롯데상사 관계자는 "납품업체들과의 계약을 통해 이문을 남기는데 큰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며 계약을 통해 이익을 남기고 있음을 시인했다.

롯데의 유통 계열사와 거래하는 다른 곡물 납품회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납품업체는 수는 10~20개 정도된다.

이 때문에 납품업체들이 겪는 피해와 고통이 적지 않다. 납품과 관련된 업무가 이원화돼 이중의 불편을 겪고 있다. 제품의 물량과 가격 등 구매와 관련된 협의는 롯데상사와 진행하고 제품의 디자인과 포장, 판매, 진열 등 매장 관련 협의는 롯데마트 등과 해야한다.

또한, 롯데상사가 중간에 끼지 않으면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이른바 중개수수료 역시 납품업체에겐 큰 부담이다.

다른 대형마트들은 어떨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롯데 처럼 중간에 계열사가 끼어 곡물거래를 중개하는 대형마트는 한 군데도 없다. 이마트는 자사 물품 구매조직을 통해 곡물을 사들이고 있고 홈플러스는 농협, 영농조합 등으로부터 직접 곡물을 매입하고 있다.

롯데상사는 롯데그룹 차원의 계열사 밀어주기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얻고 있다. 납품 중개를 통한 수수료 외에도 롯데마트와 슈퍼, 백화점 취급 물량이 그대로 롯데상사 매출에 반영된다. 롯데마트가 연간 1700억원 상당의 곡물을 취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롯데 계열 유통업체를 모두 합치면 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협력업체와 롯데마트 등 유통회사 사이에 롯데상사가 끼어들게된 데는 그룹 수뇌부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한다. 롯데마트 납품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 1974년 설립된 롯데상사의 (2011기준 매출액 9800억원)성장이 더디고 매출이 신통치 않자 신동빈 회장이 직접 상사 지원을 지시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상사는 "농협 등으로부터 곡물을 구매해 롯데그룹 유통계열사에 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이문은 큰 의미가 없는 수준"이라면서도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품질관리를 하고 있고 비록 작지만 농민계약재배도 늘려가고 있다"고 부인했다.

dlwo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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