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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박종진 기자][연체율 작년말比 0.37%P 늘어·자영업자 빚 한달새 1.8조 급증.."선제대응 필요"]
내수위축 여파로 소호(SOHO. 소규모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빚을 내 개인 사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사업 부진으로 인해 이자를 못 갚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자영업자 발(發) 부채 대란에 대한 경고음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호대출 연체율 0.37%p 급등, 올들어 대출 6.4조↑=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국내 은행의 소호 대출 연체율은 1.17%로 전월보다 0.10%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말(0.80%)과 견주면 0.37%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소호 연체율은 올 1월 1.05로 상승한 후 2월 1.05%, 3월 1.00%로 정체 상태를 보이다 4월과 5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소호 대출 연체 증가는 모든 은행의 공통된 현상"이라며 "내수 회복 지연과 자영업 경기 위축으로 생활고를 겪거나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체 증가와 더불어 대출 잔액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5월 말 현재 은행 소호 대출 잔액은 작년 말(158조4000억원)보다 6조4000억원 늘어난 164조8000억 원이다. 5월 한 달 증가액만 1조8000억 원에 달한다.
대출 길이 막힌 은행들이 우량 소기업 대출 경쟁을 벌인 이유도 있지만 생계를 위해 담보를 맡기고 돈을 빌리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통상 소호 대출은 70~80%가 담보대출이다. 담보 없이도 신용대출이 가능한 소호 사업자 비중은 20~30%에 불과하다.
연체가 늘어나자 은행들은 대출 관리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하반기 리스크 요인을 점검해 보니 소규모 개인사업자 쪽의 위험도가 가장 큰 것으로 나왔다"며 "대출 확대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빚 320조, 가계부채·한국경제 '뇌관'= 소호 대출 연체 증가는 자영업자들이 처한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가 진 빚은 320조원에 달한다. 900조원이 넘는 전체 가계부채의 1/3이다.
특히 채무상환 능력이 낮은 저소득·고령층과 영세 사업자 비중이 높다. 이자가 비싼 2금융 대출도 많다. 그런데도 생계형 자영업자 개인소득은 임금근로자의 38%에 불과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생계형 자영업자 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159.2%)은 임금근로자(78.9%)보다 두 배나 높다.
더 큰 문제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 출생)의 은퇴 고령자가 쏟아지면서 자영업 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자영업자 수는 무급가족봉사자를 포함해 663만 명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견주면 229만 명이 과잉 공급 상태다. 저소득자이면서 사양 산업 생계형 종사자들만 해도 169만 명에 이른다.
금융권 핵심 관계자는 "적지 않은 자영업자들이 다중채무를 지고 있고 소득이 낮은 고령층"이라며 "사실상 자영업자가 가계부채의 가장 큰 뇌관"이라고 말했다.
자영업 경기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KB SOHO지수를 활용해 경기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 지수는 220.8로 실질 전기 지수 대비 1.6% 하락했다. 특히 3대 자영업종에 속하는 숙박·음식업과 도·소매업종의 회복세가 더뎠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이 처한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부채 대란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선 최근 자영업자 문제와 소호 대출 증가세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다중채무자 중 고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금융기관 공동검사 때 현장에서 소호 대출 실상을 연령, 소득구조, 차주특성, 업종별로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금융당국도 자영업 부채 실태 파악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들의 빚은 고위험 가계부채로 평가되므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한 후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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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박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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