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일 수요일

삼양식품, 라면업계 무관 나홀로 행보…왜?





삼양식품이 라면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스포츠서울닷컴 | 오세희 기자] 삼양식품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라면 가격 담합 사실을 인정한 이후, 난데없이 가격을 올리는 등 업계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라면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가격 담합 조사에서 삼양식품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관련 사실을 인정하고, 과징금을 면제 받았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 받은 농심은 "담합 사실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삼양식품이 자진신고를 했다는 것에 대해 어이가 없다"고 대놓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 삼양식품, 나홀로 체제?

삼양식품은 업계를 의식해 지속적으로 자진신고 사실을 부인해 왔지만, 결국 지난 7월17일 감면 사실을 밝히면서 또 한 번 논란을 몰고 왔다.

이 같은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삼양식품은, 라면가격을 5~10%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 또한 독자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것. 삼양식품은 2008년 3월 이후 4년 4개월만의 라면 가격인상과 관련, 라면의 주원료인 밀가루, 팜유 등의 급등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양식품의 라면가격 인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라면 가격 담합 조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즉, 공정위에 자료를 제공하며 업계에서 홀로 과징금을 면제받은 삼양식품이,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으로 인한 공정위의 눈치를 덜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삼양식품이 가격을 올린 것은, 신제품의 하락세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얀 국물 라면의 인기를 등에 업고 출시한 신제품들의 매출이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실 삼양식품은 지난해 하얀국물 돌풍에 편승, '나가사끼 짬뽕'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하얀국물 라면의 성장세가 멈추자, 삼양식품은 ‘돈라면’을 출시했다. 하지만 야심 차게 출시한 ‘돈라면’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실정이다.

◆ 이유는 신제품 실패?

지난해 7월 출시된 나가사끼 짬뽕은, 한 때 월 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리며 하얀 국물 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삼양식품은 당시 인기에 힘입어 농심의 신라면보다 많이 판매됐다는 통계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사실 관계를 놓고 농심과 마찰을 빚은바 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나가사끼 짬뽕의 매출은 올 1월 110억원에서, 지난 6월엔 3분의 1에 불과한 35억원을 기록하며 하락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내놓은 돈라면도 소비자의 외면을 받기는 마찬가지. 업계에 따르면 돈라면은 4월 12억원, 5월 9억원, 6월 6억원으로 매월 매출이 수직으로 하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기준, 비슷한 시기에 내놓은 농심의 진짜진짜가 71만 봉, 팔도의 남자라면이 112만 봉을 기록한 것과 달리 돈라면은 42만 봉 판매에 그치며 업계 2위의 자존심을 구겼다.

이는 당초 삼양식품의 예상과는 크게 엇나간 수치다. 출시 당시 삼양식품은 돈라면으로 연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신제품에 대한 기대로 주가도 상승했지만, 현재는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 최근 돈라면을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업계에서는 기존 목표의 50% 달성도 힘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공정위 자진신고에 따른 눈치 덜보기와 신제품 매출 하락 만회를 위한 가격 인상이라는 연결고리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의 자진 신고와 관련해 업계 전체는 담합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삼양식품에 대한 불만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하지만 가격 인상은 원부자재 자체가 워낙 올라서 상황이 어쩔 수 없다. 타 업체들도 원가 압박이 심해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1분기는 성장했지만, 2분기 실적은 좋지 않다. 국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것을 비롯해 원가 가격이 높아져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격 인상을 진행하게 된 것이지, 지난 가격 담합 조사와는 별개의 문제다. 사실 삼양식품은 지난 2010년 1월 라면 가격을 평균 6.7% 인하한 후 그대로 유지해 왔다. 하반기 신제품 출시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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