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인천공항 급유시설·항공우주산업 특혜 논란… 대한항공 “사실 무근”
이명박 정부 말기에 대한항공에 특혜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인천공항 급유시설 운영권, 한국항공우주산업 매각, 경복궁 옆 호텔 건립 등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모두 대한항공과 연계돼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운영하기로 했던 인천공항 급유시설 운영권을 돌연 민간에 넘기기로 입장을 바꾸면서 운영권이 대한항공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고, 8조원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국항공우주산업도 매물로 나와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다 경복궁 옆 학교 인근에 호텔을 짓겠다는 대한항공의 계획은 법원이 불가 판결을 내렸음에도 정부가 나서 이를 허용하는 법 개정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올림픽 유치전을 진두지휘했다. 최근 사임한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조 회장과 인척 관계라는 점이 알려지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인천공항 급유시설은 인천공항 필수시설로서 운영 안정성 및 공공성 확보, 민간의 독점적 초과수익 및 특혜 시비 차단, 시설 간 통합·연계 운영을 위해 공사가 인수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국토해양부는 인천공항공사에 ‘공개 경쟁 방식으로 운영자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서 민간 매각으로 방향이 급선회했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가 밝힌 입장에 비춰보면 ‘민간의 독점적 초과 수익과 특혜 시비’를 무릅쓰고 강행하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르면 이번주에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인수 주체로 현재로서는 대한항공이 가장 유력하다. 최근에는 인천공항급유시설(주)의 한 임원이 직원들에게 “대한항공이 운영하도록 결론이 나 있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전 내정설이 불거졌다. 인천공항급유시설(주)은 이 임원을 파면 조치하고 사전 내정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회사의 대주주는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국공항이다.
연간 1000억원대의 이익을 내는 한국항공우주산업도 대한항공의 먹거리로 떠올랐다. 지난달 31일 정책금융공사는 보유 중인 항공우주산업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겠다는 공고를 냈고 대한항공은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항공우주산업은 국내에서 한 곳뿐인 항공기 개발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 1조2857억원, 10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알짜 업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벌들이 항공 산업에 무분별하게 진출해 부실화하자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회생시켜 반국영기업 형태로 운영해 왔다. 지금까지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은 8조원을 웃돈다.
항공우주산업 노조는 “항공기 제조 산업은 장기간 불확실한 사업에 수조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대한항공은 산업은행과 재무개선 약정을 체결하고 있는 재무적 부실기업군이다”면서 “인천공항 급유시설을 차지하기 위해 로비(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에 항공우주산업을 넘기는 것은 재벌 특혜”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이 추진 중인 경복궁 옆 서울 종로구 송현동 7성급 호텔 건립도 정부의 힘으로 끌어가고 있다. 이 부지는 인근에 덕성여중·고, 풍문여고 등이 자리잡고 있어 학교보건법상 관할 교육청의 승인이 없으면 호텔 건립이 불가능하다. 대한항공은 호텔 건립을 강행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행정소송까지 갔지만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법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 막힌 활로를 뚫어주고 있다. 문화부는 지난 6월 유흥시설이 없는 숙박시설은 학교 주변에도 지을 수 있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같은 내용의 법안이 18대 국회에서 폐기 처분되자 19대 국회에서 재추진하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급유시설 운영권 매각 공고가 나오더라도 입찰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관광진흥법 개정은 현실에 맞게 도심 학교 근처에 호텔을 지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대한항공 특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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