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일 목요일

4인가족 10년 먹는 '25kg 포대설탕'…'애물단지' 신세







[앵커]

제 옆에 25kg 짜리 포대설탕이 놓여 있습니다. 4인 기준 한 가족이 이걸 다 먹으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이렇게 저울에 올려진 것처럼 한 달에 250g 정도를 먹는다고 하니까요, 어림잡아 10년은 족히 걸릴 겁니다. 과연 이걸 사서 먹는 가정이 있을까 싶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매장에는 이 포대설탕이 가득 진열돼 있다고 합니다.

그 속사정을 이지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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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가정에서 보통 사 쓰는 1kg과 3kg들이 설탕입니다.

그런데 제 뒤에는 이보다 훨씬 큰 설탕 포대가 쌓여있습니다.

개당 무게가 25kg입니다.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저 혼자 힘으론 무리입니다.

이 설탕은 최근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소비자들에게 싼값에 공급하겠다며 말레이시아에서 사온 것입니다.

정부예산 50억원을 들여 수입한 설탕은 모두 5000톤.

포대에 담긴 이 설탕을 사간 소비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

[오미현/인천 주안동 : 안 사죠. 너무 커요. 조그만 것을 사도 많이 사용을 안하는데, 이렇게 큰 건 부담되죠.]

시중 가격보다 20% 싼 점을 내세우지만 일주일에 잘해야 한두 포대 팔리는 게 고작입니다.

이렇다 보니 상당 물량은 창고에 방치된 채 쌓여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왜 유통공사 측은 포대 설탕을 소포장으로 나눠 팔지 못하는 걸까?

포장을 새로 하면 비용이 추가돼 설탕값을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3kg으로 포장을 나눌 경우 한 포대당 500원 이상 추가비용이 발생해 시중 설탕 가격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이종경/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급센터장 : 미처 소비자용 소포장은 들여오지 못했습니다.]

결국 유통공사 측은 가격만 싸면 포대설탕이라도 판매에 문제될 게 없을 거란 안이한 생각을 한 겁니다.

공사는 또 국내 식품업체들에게 포대 설탕을 가져다 쓰도록 사실상 강매까지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 : 상당히 부담스럽죠. 전혀 안 살 순 없으니까, 성의 표시를 해야 하고….]

설탕값 안정이란 당초 취지와는 무색하게 애물단지가 돼버린 포대설탕.

유통공사 측의 잘못된 판단이 나라 곳간만 축내는 꼴이 돼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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