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검찰, 관련자 1차 조사도 못해
검찰이 이재현 CJ그룹 회장(53) 미행사건에 연루된 삼성그룹 직원들을 4개월째 아직 조사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그룹이 사건에 연루된 직원들을 모두 해외에 파견 형식으로 내보냈기 때문이다. 검찰은 “삼성의 조직적인 수사 방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고흥 부장검사)는 지난 4월 CJ 이 회장 미행사건을 경찰에서 넘겨받아 조사 중이지만 아직 관련자 1차 조사도 못했다고 27일 밝혔다. 최근 검찰 정기인사로 담당 부장이 바뀌면서 새 수사팀이 사건 기록을 검토 중이다.
앞서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 회장 집 주변 폐쇄회로(CC)TV 화면과 삼성 직원들의 대포폰·렌터카 사용 기록을 조사한 뒤 삼성 직원 5명이 이 회장을 조직적으로 미행한 것으로 결론내고 관련자 5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 4월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곧바로 삼성 측과 관련자 소환 일정을 조율했으나 해당 직원들은 이미 해외로 나간 상태였다. 삼성그룹은 “관련자들이 감사팀 소속인 만큼 해외 지사의 업무현황을 감사하기 위해 파견된 것”이라며 “이들이 언제 귀국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검찰에 통보했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이들을 고의로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삼성에) 직원들의 귀국 날짜가 언제냐고 물어봐도 ‘알 수가 없다’는 답변만 하더라”며 “이는 명백한 조사 방해 행위”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이 사용한 대포폰 5대 중 회사 임원이 ‘지시용’으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1대의 사용자를 파악하는 데 주력해왔으나 관련자 조사가 늦어지면서 별다른 진척이 없다.
삼성은 그러나 관련자들을 해외로 보낸 것은 사실이나, 검찰의 수사를 방해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관련자들이 해외로 발령이 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들은 본래 감사팀이라 해외 지사를 감사하러 여기저기 다니기 때문에 언제 귀국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들이 현재 어디에 가 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관련자가) 해외 감사를 위해 출장 중이나 출석을 위해 검찰과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오해없이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 의지도 문제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사건 관련자에 대한 출국금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 조사는 중간에 인사가 겹치면서 경찰 수사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사건을 조사한 서울 중부서는 지난 2월 삼성물산 감사팀 4명이 2인 1조로 서울 장충동 이 회장 집 주변과 회사 근처를 배회하며 수시로 이 회장의 동선을 감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삼성 직원이 대포폰을 빌려 사용하면서 진행상황을 회사 고위층에게 수시로 보고한 것으로 판단했다. 대포폰은 삼성전자 감사팀 나모씨가 서울 세운상가에서 중국인 명의로 5개를 개통해 삼성물산 직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삼성그룹 2개 계열사 감사팀이 동원되고 대포폰 통화의 수신 위치가 삼성 본관으로 찍힌 사실로 미루어 ‘윗선’의 개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이 회장의 부친이자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씨가 지난 1월 중순 동생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 분할 청구소송을 낸 직후 벌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백인성 기자 fx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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