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ANC▶
경기 침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한 조사 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이 국내 경제가 "불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 불황은 적어도 "3년 뒤", 아니면 "언제 끝날 지 모르겠다"고 보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어떻게 견딜 거냐는 질문에는 "부업을 하겠다", "적금이나 보험을 깨고" "대출을 받겠다"는 답도 있었지만, "그냥 허리띠를 졸라 매겠다"는 사람이 10명 중 7명이었습니다.
지갑을 꽁꽁 닫으면서, 우선 입는 데 부터 씀씀이를 줄이고 있습니다.
최근 소비가 가장 줄어든 부분이 바로 의복인데요.
그렇다 보니 요즘 부도에, 재고에, 차라리 헐값에라도 팔아 넘기려는 옷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눈물의 땡처리' 현장을 김수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VCR▶
서울 신촌의 상징이었던 백화점이 통째로 폐점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첫날인 오늘 풀린 물량만 1백만 점.
5천원 짜리 옷들이 좌판까지 밀려나왔습니다.
17년 간 지역 상권을 지켜왔지만 불황에 문을 닫게 되자 납품하던 신발업체 사장도 공장에 남은 재고를 원가도 안되는 값에 내놨습니다.
◀INT▶ 김내현/중소 신발업체 대표
"적자 보고 파는 거니까 눈물의 세일이죠 뭐. 그런데 창고에 쌓아놓는다고 해서 불황에 팔리지도 않고 그러니까..."
33년 만에 부도를 맞은 중견 의류업체 물류 창고는 땡처리 행사장이 된 지 한 달 째.
바지 1만원, 웃옷 2만원 양말과 벨트는 덤으로 끼워주며 직원들 밀린 월급이라도 건지려 안간힘을 써 보지만, 50만 점 중 1만 점도 못 팔았습니다.
천장까지 쌓은 것도 모자라 계단까지 차고 넘친 박스에 먼지만 쌓여 갑니다.
◀INT▶ 최병문/의류 물류업체 대표
"얼마라도 일부라도 좀 건지려는 마음으로 정말로...눈물의, 정말 부도정리 처분을 하는 겁니다."
폐업 처분 딱지가 붙은 빈 가게에서 하루 이틀 팔고 사라집니다.
부동산 시장에나 있던 떴다방, 싼 걸 입어도 남들 눈에 안 띄는 속옷이나 이불이 대부분입니다.
◀SYN▶ 의류 판매업자
"폐업을 하고 망하면서 물건들을 처리할 데가 없어서 땡 물건으로 나오고 그걸 사재기해서 이렇게 파는 거죠."
하지만 눈물의 세일에도 금방 지갑을 여는 손님은 드뭅니다.
진짜 싼 게 맞나 살피고 또 뒤져봅니다.
◀INT▶ 이순배
"(다른 매장보다) 조금 더 저렴한 거 같아요. 많이 싼 것 같지는 않고..."
팔릴 기약이 없지만 공장을 멈출 수도 없습니다.
3천여 개 영세 공장들이 매일 수만 점의 옷을 쏟아내는 서울 창신동 골목.
◀INT▶ 박장희/중소 의류업체 대표
"손 놓고 놀 수는 없는 거고. 마지 못해서 하는 입장..."
소득 감소로 소비가 줄고, 재고가 쌓이면서 다시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
경기에 민감해 경기 침체의 타격을 고스란히 받는 의류 시장이 이 악순환의 고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수정입니다.(김수정 기자 kimsj@imbc.com)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